역사 속 단종, 그리고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
우리는 흔히 단종을 역사 교과서 속 비운의 왕으로 기억합니다. 어린 나이에 왕좌에서 물러나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슬픈 인물로 말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한 ‘몰락한 왕’의 정형화된 이미지에 갇혀 있을 뿐, 그의 이후 삶과 인간 이홍위라는 존재는 크게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2025년 장항준 감독과 배우 박지훈이 손잡고 선보이는 <왕과 사는 남자>는 이러한 통념을 깨고, 단종 이후 이홍위의 인간적인 시간과 관계에 집중하는 작품으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1. 권력과 정치 대신 인간 ‘이홍위’에 주목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과 정치적 암투의 중심부에서 한걸음 떨어진 ‘왕이 아닌 인간’을 중심에 둡니다. 단종 이홍위가 왕위에서 쫓겨난 뒤, 삶의 터전인 유배지 청령포에서 겪는 고뇌와 선택,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섬세한 관계를 그립니다. 이는 기존 사극에서 흔히 다루는 화려한 권력 싸움과는 확실히 다른 결입니다.
장항준 감독은 주류 역사 기록 속 빈칸, 즉 ‘사람으로서의 단종’을 상상하며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백의 시간’을 살뜰히 채웁니다. 그의 작품 <라이터를 켜라>, <리바운드>에 이어 이번 신작 역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내밀한 삶과 감정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담아내는 데 탁월합니다.
2. 박지훈과 유해진, 현실과 이상을 잇는 감성의 만남
주인공 단종 이홍위를 연기하는 박지훈은 <약한 영웅>에서의 강렬한 에너지와 달리, 이 작품에서는 무기력과 고독이 중첩된 내면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의 섬세한 감정 표현은 몰락한 왕 이홍위를 연약하지만 단단한 인간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입니다.
반면, 유해진이 맡은 광천골 촌장 엄흥도는 현실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인물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미를 드러냅니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권력의 위계가 사라진’ 공간에서 오직 ‘삶’이라는 바닥 위에 서로를 인정하며 서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3. 생활의 결을 살리는 장항준식 사극의 매력
장항준 감독의 사극은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섬세한 감정과 일상을 포착하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 역시 거대한 정치적 담론에서 벗어나, 권력을 잃은 이홍위와 마을 사람들 사이의 희망과 체념이 교차하는 미묘한 순간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몰락한 왕’의 신화적 영웅화를 벗어나 어떻게 한 인간이 ‘삶’이라는 현실에 적응하고 견뎠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더욱 인간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결론: 권력이 아닌 ‘사람’을 보는 이야기, 그리고 관객의 참여
박지훈과 장항준 감독이 다시 한번 만들어낼 신작 <왕과 사는 남자>는 단순한 사극의 틀을 넘어, ‘왕’이라는 상징 뒤에 숨겨진 한 인간의 고독과 회복,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택을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권력이 사라진 폐허 위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을 다룬 이 영화는, 우리가 알던 역사적 인물 단종의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 이홍위라는 존재를 환기시키는 특별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단종 이홍위’라는 인물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신가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지는 새로운 질문과 감동을 함께 나누며, 이 잊혀진 역사의 여백을 다시 채워보는 시간을 기대해봅니다.
- 단종 이후 인간 이홍위의 삶과 내면에 집중한 사극
- 장항준 감독 특유의 따뜻하고 날카로운 생활 밀착형 연출
- 박지훈과 유해진의 탁월한 연기 케미스트리
- 권력 몰락 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택’을 그린 깊은 이야기
